무속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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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나무도령

제목

재수야 2024 무속이야기 02 무속의 역사 01

고대

① 신앙형태:중국으로부터 유교·불교·도교가 전래되기 이전의 한국인의 신앙양상은 고대 무교라고 본다. 그 자료로는 3세기에 편찬된 ≪삼국지≫ 중 위지 동이전에 나오는 제천의례에 대한 기록들과,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주몽·혁거세 등의 시조신화에 반영된 신앙양상 등이 있다. 이 두 자료에 나타난 고대 한국인의 신앙의 내용은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천신강림과 산신신앙이다. 시조신화들은 하느님이 이 세상에 내려오신다는 천신강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느님의 아들이 내려오거나 하늘의 빛이 내려왔다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하느님이 내리는 곳은 산이요 숲이다.

단군신화에서 말하였듯이 그들은 곡식·생명·질병·선악 등 인간의 생사화복과 생산 일체를 주관한다. 그러므로 농사를 전후하여, 또는 전쟁이 있을 때는 하느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는 하느님이 너무나 먼 존재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산에 강림하고 산에 은거하는 하느님의 아들, 곧 산신을 제사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이런 뜻에서 우리의 산신신앙은 애니미즘(animism)이나 산악신앙의 산물이 아니라 하느님신앙의 연장이다. 산신은 한국무속의 대표적인 신위이다.

둘째, 인간의 승화와 곡신신앙(穀神信仰)이다. 종교는 거룩한 절대자와 속된 인간 사이의 관계를 기초로 형성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가지기 위해서는 절대자와 인간 사이의 질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고대인들은 속된 자기를 부정하고 승화시킴으로써 거룩한 신령과 교제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농경문화에 눈뜬 고대 한인들은 이러한 승화의 원리를 곡식의 씨앗에서 터득하였다. 곧, 땅 속에 죽어 없어졌다가 다시 새 생명으로 살아난다는 곡신신앙이 그것이다.

곰은 빛 없는 굴 속에 은거함으로써 인간이 되었고, 알영(閼英)은 냇물 세례를 통하여 온전한 여인이 되었다. 천제를 드리던 고대인들은 또한 이러한 자기 부정의 죽음과 승화의 기술을 음주와 노래와 춤에서 터득하였다.

연일 밤낮으로 계속 음주가무를 함으로써 그들은 황홀한 탈아 입신(脫我入神)의 경지에 들 수 있었다. 이러한 엑스터시의 기술을 통하여 그들은 승화되고 거룩한 신령들과 직접 교제할 수 있었다.

셋째, 신인융합과 창조신앙이다. 한국의 신화와 의례의 핵심은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로 융합한다는 데 있다. 신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인간이 승화의 과정을 밟는 것은 하늘과 땅,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하기 위한 것이다. 신화는 이것을 신과 인간의 혼인으로 묘사하였고, 제례는 이것을 음주가무로써 실현하려고 하였다.

음주가무가 초래하는 황홀경 속에서 그들은 신과 인간이 하나로 융합되는 것을 체험하였다. 신령은 자연과 인생의 지배자이다. 따라서, 인간은 신과의 직접 교제인 융합을 통해서 인생문제를 해결하고 소원성취를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신화는 하느님과 땅의 인간의 결합에서 시조가 탄생되고, 그 시조가 나라와 문화를 창조하였다고 전한다. 고대인들이 주기적인 제천의식을 가진 것은 바로 이러한 신화적 창조작업의 반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농사를 전후하여, 그리고 전쟁시에는 음주가무에 의한 제천의식을 가졌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서 볼 때 고대의 신앙양식은 무교적 구조와 일치된다. 곧 노래와 춤에 의한 제례(엑스터시의 기법)로써 신령과 직접 교제를 나누고, 이를 통하여 화복을 조절하고 인생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술적 종교현상이 바로 고대인의 신앙세계였다.

② 전개유형:고대 무교는 5세기경부터 중국에서 전해온 유교·불교·도교 등과 교섭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무교는 위의 3교를 매개로 전승되며 또한 전개되어 갔다. 그런데 무교의 전승 또는 전개에는 대체로 세 유형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 흐름이 있었다.

첫째, 단순전승이다. 곧 외래종교문화에 거의 구애됨이 없이 옛 무교의 모습이 그대로 전승되어 간 흐름이다. 물론, 문화적으로 우세한 다른 종교와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오는 동안에 그 종교의 용어나 개념 등을 받아들이는 등 다소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9세기경 신라 말의 불안기에는 개인의 안전과 평안을 찾아 벽사진경(辟邪進慶)을 목적으로 한 개인의 굿이 유행하기 시작함으로써 종래의 집단적인 굿과는 다른 양상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체로는 고대의 무교 원형을 그대로 전승해갔다. 그 잔류현상으로 남아 있는 것이 오늘의 민간신앙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무속이다.

둘째, 종교습합적인 전승이다. 무교와 외래종교와의 습합을 통하여 전승되어가는 흐름이다. 그런데 그 습합 양상을 보면 외형적으로는 다른 종교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무교를 계승하고 있다.

그 예로 불교가 지배하던 신라나 고려시대의 팔관회(八關會)와 연등회(燃燈會)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외형적으로 볼 때 불교의 법회에 속하는 행사들이다. 즉, 불교 전통에 의하여 이 행사는 금욕적인 재회와 등공양을 하는 법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실천된 팔관회와 연등회는 주연을 베푸는 축제였다. 말하자면 예로부터 내려오던 무교적인 제천의식의 전승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현재까지도 기성종교의 저변에 무교가 서식한 채 전승되어 오고 있는 현상을 통하여서도 볼 수 있다. 사찰에 있는 산신·칠성·독성의 삼신신앙(三神信仰)은 대표적인 현상의 하나이다.

셋째, 승화적 전개이다. 이것은 외래 고등종교를 매개로 무교 자체가 승화된 가운데 새로운 종교사상운동을 전개하여 간다는 것이다. 예컨대, 신라시대의 화랑도나 조선시대 말의 동학운동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노래와 춤으로써 신령과 교제하여 인생문제를 해결하려던 무교는 유·불·선 3교를 매개로 높은 문화적 차원으로 승화되었다. 노래와 춤은 문화적 풍류로, 풍요와 평강의 생존적 가치로, 도의(道義)의 초생존적 가치로, 자연을 지배하던 신은 포함삼교(包含三敎)하는 문화적 신으로 각각 승화되었다. 이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6세기의 화랑도이다.

천주를 우리 속에 모심으로써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그의 뜻을 따라 병든 세상을 구제하려 하였던 동학은 신인융합에서 인생문제를 해결하려던 옛 신앙의 승화된 종교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오늘에도 우리나라의 신종교운동들 가운데서 가끔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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